엄니 대신 대학병원에 가서 약을 대신 타왔습니다. 엄니가 전에는 병원가는 날에는 꼭 당신이 직접 가서 의사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나는 치매가 아니고 지금 매우 괜찮다는 것을 의사한테 어필하려고 했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의사한테 이상한 이야기 (분실 등)를 한다고 진료실에 들어오지 못하게하고요. 지금은 엄니는 병원가는 것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병원가는 것을 귀찮아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의사한테 이제는 볼일(?) 없으신 것 같아보이기도합니다. 담당 의사에게 엄니는 괜찮다. 서울에서 같이 지냈었는데 거의 정상인 같았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의사 말로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안나타났다가 반복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1년에 한번씩은 직접 환자를 보고 문진을 해야한다고 다음번에는 엄..
너는 젊은 사람이 기억력이 왜그래? 너한테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다 통장을 제가 가지고 있냐고 물어봤는데 순간 저는 기억이 안났습니다. 엄마는 기억을 하고요. 최근에 엄마 기억력이 예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서 깜짝 깜짝 놀랄때가 있습니다. 판단력도 여전히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저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때도 역시 있습니다. 치매 졸업일까요? 아래는 제가 엄니 상태에 대해서 기록했던 2018년 글의 제목입니다. 분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누군가가 소문 낸다고 의심도 많으셨었습니다. 제가 다른집 가서 제사지낸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고요. 아니라고 그렇게 부정해도 제가 제사지낸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었는데 최근 몇개월은 그런 이야기를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
엄니의 갑작스러운 수술로 인해서 멘탈이 날아갔다가 다시 집찾아오는 중입니다. 시골에서 잘 지내고 있는 줄로 알고 있는 엄니가 갑작스럽게 서울에 올라오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전에 집 이사 문제로 서울에 오실때는 짜증 짜증 왜 내가 가야하느냐며 투덜대셨는데 이번에 올라오시겠다는데 굉장히 의욕적으로 불만의 기운은 1도 없으셨습니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시면 오시는것이니 알겠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성형외과에 리프팅 수술 예약을 잡아놓고 올라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얼굴 주름으로 고민을 하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시골 할머니가 압구정동에 (ㅋㅋㅋ) 스스로 상담 전화를 하시고 수술 날짜까지 잡은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희 엄마를 잘 챙겨주시는 이모는 다 늙어서 무슨 성형외과냐며 노발 대발하시고 이게 다 치매 ..
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요즘 이것 저것 다 없어진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는 물건이 없어지니까 자꾸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어딘가에 숨겨놓습니다. 물건이 계속 없어지기 때문에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계속 물건을 숨겨놓고 숨겨놓은 장소를 못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함께 살면 없어진 물건을 찾아주는데 지금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찾아드릴 수가 없습니다. 물건을 숨길때는 꼭 까만 비닐 봉다리에 넣어서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넣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내지를 못합니다. 저희 엄마는 진짜로 없어진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분명히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두번은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지나치게 자주 물건이 없어진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도 엄마를 이상하다고 생각을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