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엄니의 수술
- 건강약품
- 2020. 8. 7. 14:02
엄니의 갑작스러운 수술로 인해서 멘탈이 날아갔다가 다시 집찾아오는 중입니다. 시골에서 잘 지내고 있는 줄로 알고 있는 엄니가 갑작스럽게 서울에 올라오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전에 집 이사 문제로 서울에 오실때는 짜증 짜증 왜 내가 가야하느냐며 투덜대셨는데 이번에 올라오시겠다는데 굉장히 의욕적으로 불만의 기운은 1도 없으셨습니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시면 오시는것이니 알겠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성형외과에 리프팅 수술 예약을 잡아놓고 올라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얼굴 주름으로 고민을 하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시골 할머니가 압구정동에 (ㅋㅋㅋ) 스스로 상담 전화를 하시고 수술 날짜까지 잡은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희 엄마를 잘 챙겨주시는 이모는 다 늙어서 무슨 성형외과냐며 노발 대발하시고 이게 다 치매 때문이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다른 이모가 안면거상술을 할때도 노발대발...그냥 자연스럽게 늙어야지 무슨 수술이냐는 주의....)
엄마가 저한테 그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너무 갑작스럽게 통보를해서 저도 너무 놀랐습니다. 치매 증상 때문에 저러시는건가 무슨 큰 문제가 생겼나 이게 뭐지....? 원래 외모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고 더욱이 수술은 꿈에도 상상을 못해봤습니다. 이모의 설득으로 수술을 안하겠다고 했다가 하룻밤 주무시더니 눈이라도 해야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저와 엄마 이모가 함께 압구정동 성형외과에 방문을 했습니다.
이모는 엄마의 수술을 말리려는 목적으로 따라오셨고 저는 뭐가 뭔지 모르겠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따라갔습니다. 상담실에 의사가 들어와서 설명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엄마는 의사의 말을 듣더니 얼굴 전체를 다 하겠다고 하시고 이모는 화가나서 나가버리시고 저는 아.....멘탈이 나가고...그러다가 제가 눈만 하라고 설득을 했고 엄마는 그러면 눈이라도 하시겠다고해서 하안검 상안검 수술을 했습니다. 이벤트 기간이라고 해서 수술 비용은 각각 100만원이었고 무슨 필러를 맞아야 한다고 해서 추가로 30만원 더 비용이 들었습니다. 수술 비용은 총230만원이 들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눈이 띵띵 붓고 테이프로 붙이고 나온 엄마 모습이 서글프고 화도 나고 안타깝고 복잡한 심정으로 일단 엄니랑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생각을 정리했는데, 엄마가 치매 때문에 갑작스럽게 수술을 한 것은 아니고 주름이 많아서 나이들어보인다고 오랜시간 (최소 몇년) 고민을 하던차에 성형외과 홍보 문자에 낚여서 여러번 전화 상담을 하고 난뒤 수술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수술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치매의 영향으로 수술을 하는것인가 생각해서 이모도 저도 엄청 놀랬었습니다. 최소 보톡스,필러라도 맞는 이력이 있었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전혀 없었으니까요.
수술 3일차로 엄니는 눈이 띵띵 부은 상태입니다. 이왕 한 수술 지금보다 젊어보이고 부작용이 없이 잘 마무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