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치매약타러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의사 선생님 선택을 잘하자)

저희 엄마는 3개월에 한번씩 병원에 방문해서 약을 타다 드십니다.

저희 엄마는 당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지금 먹는 약은 기억력에 도움이 되는 약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설명을 해드렸거든요. 그리고 그냥 보기에는 정상적이고 저도 엄마가 스스로 치매라고 생각을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치매 환자라고 24시간 내내 100% 치매의 상태로 지내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4시간 중 일부의 시간만 치매 상태라고 합니다. 정상적일때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평소 대하듯 그렇게 대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엄마는 처음에 방문했을때 가장 많은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습니다. 저희 엄마는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방문해서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학병원이기 때문에 노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교수님이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엄마의 담당 의사는 새파란 젊은 여의사였습니다. 저희 엄마가 예약없이 방문해서 그런 것인지 학교를 갓졸업한 새내기 느낌의 의사였습니다.

 

처음에 엄마한테 여러가지 증상이 있었습니다. 치매, 우울증, 환각 등 다양한 증상이 있었는데 의사가 너무 착실하게 증상마다 약을 각각 다 처방을 해주었습니다. 약들이 서로 상충되는 것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별로 고려하지 않고 (몰랐던것인지?) 증상별로 약을 처방 했습니다. 그리고 환자와 가족은 너무 심각한데 의사는 너무 해맑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에게 공감은 못할망정 즐거워하면 안되는데 진료실에서 참 즐겁게 환자를 대하더라고요. 저희 엄마 표현으로는 "누구는 심각해 죽겠는데 의사가 실실 웃는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엄마와 함께 병원 진료실에서 기분이 나빴던 것은 테스트였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인지 능력을 테스트하기위해 산수 계산을 시킵니다. 100-7의 결과값에서 계속 7을 빼는 것입니다. 엄마가 계산을 잘 못하는데 끝까지 계산을 시키는 것을 보고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다 화가 나더라구요.

 

엄마는 당시 상태가 별로 안좋았음에도 볼구하고 그 의사를 싫어했고 저도 마음에 안들어서 노인 치매 전문 의사로 바꿨습니다. 이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기존에 처방해준 약이 서로 상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치매로 병원을 방문하신다면 담당 의사가 노인 치매 전문 의사인지 꼭 확인하셔야합니다.

 

처음에 엄마는 약을 먹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약을 먹으면 당신 스스로 치매 환자라고 인정을 하는 것 같아서인것 같았습니다. 병원에 가서는 당신이 굉장히 정상적이다라는 것을 의사한테 자꾸 어필하였습니다. 의사에게 엄마는 치매 환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이번에 약을 타러 제가 병원에 가는데 엄니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약을 챙깁니다. 약이 거의 다 떨어졌다면서 빨리 약을 타오라고 하십니다. 제가 모르는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이번에 병원을 방문하니 의사 선생님이 참 친절하게 (원래는 별다른 설명도 없고 무뚝뚝한 스타일) 엄마처럼  망상,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안좋은 치매이며 빠르게 증상이 나빠진다고 합니다. 팩트를 이야기해주는 것은 좋은데 병원 다니는 초기도 아니고 2017년부터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지금은 처음보다 상태가 더 좋은데 이제와서 빠르게 증상이 나빠진다는 것을 뭐라고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병원 다녀와서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의사 선생님도 저희 엄마랑 제가 별로 안좋아해서 다른 대학병원으로 한번 방문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 시설이 좀 안좋고 교통편도 좋지 않아 의사 선생님이 친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선생님한테 돌아왔습니다.

 

엄마의 치매에 대해서 계속 글을 쓰겠지만 증상이 여기에서 멈추고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지내시는데 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며 행복해하고 계십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