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도둑 망상과 환각 대처방법

오늘 아침에 엄마에게 풀죽은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집이 이사 예정인데 집값이 예를 들어 1억원인데 왜 2억원이라고 이야기를 했냐고 합니다. 저는 정확하게 1억원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엄마는 저에게 2억원이라고 들었다고합니다. 숫자같은 경우 젊은 사람들도 깜빡하기 때문에 그냥 엄마의 실수로 넘어가도 될까요?

 

저희 엄마는 망상 증상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도둑 망상도 있었고 엄마를 요양원에 버릴 것이라는 유기 망상도 있었습니다. 아빠가 바람을 폈다는 부정 망상에다가 환각, 환청까지 있었습니다. 지금은 초기보다 망상 증상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망상 증상이 있습니다. 약을 몇년째 먹고 있는 지금까지 강하게 나타나는 망상은 도둑 망상입니다.

 

 

 

 

도둑망상과 대처방법

치매 환자들의 30%~50% 정도가 망상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망상의 대부분이 저희 엄마처럼 '도둑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저희 엄마는 화장품, 볼펜, 옷 등 엄마의 물건을 아빠가 가져갔다가 강하게 의심을 하고 사실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아빠와 한패(?)라고 의심해서 저하고도 종종 실갱이를 벌였습니다.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분실로 인한 가족간의 소동은 그냥 평범한 일상 생활에 속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아무것도 모르던 초기에는 아빠는 도둑이 아니고 저도 안가져갔다고 강하게 항변을 하기도 했었지만 나중에 보니 이런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일단 물건이 없어졌다고 한다면 무조건 아니라고 부정하고 환자가 틀렸다고 이야기를 하는것보다 잃어버린 물건을 함께 찾아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찾는 행동을 해야합니다. 또한 물건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수납장, 서랍장, 정리함 등을 마련해서 스스로 잘 보관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방법입니다.

 

그리고 도둑으로 오해받는 가족 당사자가 꾸준히 작은 물건이라도 계속 사드리면 환자의 의심을 서서히 풀어갈 수 있습니다. 제가 그런 케이스인데요. 저에 대한 의심은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환각과 대처방법

환각은 마치 어떤 사물이 있는 것처럼 지각하는 것인데 환시, 환청 등이 있습니다. 환각은 치매 환자의 15%~50%정도가 겪게됩니다. 저희 엄마도 환각 증상이 있습니다. 엄마와 겪은 실제 사례인데요. 아빠가 서랍장 손을 넣어 엄마 옷을 쑥 꺼내가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하시고, 부동산에서 지금 우리집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니 신발을 신고 그 부동산으로 뛰쳐나가시기도 했습니다. 망상과 마찬가지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경우 강하게 부정을 하시면 안됩니다.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서 절대 수긍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알았어, 응' 등으로 답해주고 가볍게 대해주고 넘어가야 합니다.

 

치매 환자의 망상이나 환각을 주변 가족이 직접 보거나 듣게되면 사실 이성적으로 대하는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정도가 약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심각한 수준이 되면 정말 괴로워집니다. 그러나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대해주어야지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치매 환자로 인해 가족까지 우울증에 걸리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치매 환자는 완치가 안됩니다. 망상이나 환각도 완치될 수 없습니다.  환자를 잘 관찰해서 의사한테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잘 이야기해주고 상태에 맞는 약을 처방 받아서 망상이나 환각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것이 가족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치매 환자가 약을 꾸준히 먹고 가족들이 환자를 위해 여러가지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면 진행이 느려지고 호전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엄마는 처음 병원에 갔을때보다는 좋아지셨거든요. 포기하지 마시고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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